이래도 되는 걸까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란 거 같은데

내가 이렇게 아픈게 괜찮은건가 싶었다.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누구보다 나를 위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동생이랑 나를 위해 건강한 음식을 챙겨주며,

본인한테 돈을 쓰는 것에는 인색하지만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해외여행이든 좋은 옷이든 신발이든 아끼지 않았던 엄마.

아빠는 유전적으로 술이 안 맞는 거여서 못 마시는 거지만 담배도 동생이랑 나 어릴 때 끊고,

본인 표현은 절대 안하지만 적어도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꾸준히 계속 회사에 몸을 담가왔다.

동생은.. 나랑 멀고 속을 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동생이다. 

학창시절 지나오면서 소소하게 부모님 속 썩인적은 있어도 학교에 부모님 대동할만큼 큰 사고를 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전교1등 타이틀을 달아본적도 없고

그저 어딜가든 무엇을 하든 중간이상 성적을 내는

교칙은 꼭 지키는 그런 학생이었다. 

 

누구보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컸는데 가정폭력에 시달린 것도 아닌데 

왜 나만 이러는걸까 싶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죄를 짓는 거 같았다.

 

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부모님께서 크게 걱정안하시게 잘하고 잘살고 싶었다.

나도 내가 가출을 하고 있을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