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하는 것인가

감기 말고 독감이라고 하면 좋겠다.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고 자주 걸릴 수 있다는 뜻에서 감기라고 표현한거 같은데

너무 약하게 표현이 된 거 같다.

감기는 어쩔 때는 약도 없이 그냥 정말 가벼운 증상만 가지고 지나갈 수 있다.

감기는 아무리 길어야 2주에서 3주다.

감기는 약만 있으면 증상 조절이 된다.

우울증은 자칫하면 자해로 이어지고

길면 평생 간다.

약을 타기 위해 긴 진료시간이 필요하다.

우울증은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불면증이나 수면과다가 걸리기 쉬워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도 참 많은 힘이 든다.

 

사실 '마음의 감기' 라고 표현한게 제일 마음에 안 든 이유는

적어도 이게 암처럼 무시무시한 인상이 있으면 가족들이 암에 대해 찾아보고 몸에 좋은 거는 다 찾아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저 내 정신력의 문제로 오해하기 쉽고 

가볍게 느껴져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뭐가 도움이 되는지 가족이 심각성을 알고 찾아보는지도 의문이다.

어쩌면 나는 그런 가족에게 실망한 와중에도 아직까지 기대고 싶나보다.

슬프게도 나는 가족을 마음속에서 거리를 두지 못한다.

몸은 어느 때보다 오랜기간 떨어져있지만 마음은 아직도 거리를 벌리지 못하고 있다.

몇 번을 상처받아야 거리를 둘 수 있을까

아물지 않는 상처가 생겨 거리를 둘 때 과연 나는 이 삶을 유지하고 있을까